파일[연구보고서]<남성 섹슈얼리티 현실 말하기> 연구 보고서 공유

이한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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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 기획 연구


<남성 섹슈얼리티 현실 말하기> 
: 지배적 남성성과 불화하는 개인의 경험을 중심으로 


“왜 여자와 남자 사이에 영원한 친구는 없다고 할까?”


2022년 남함페는 남성 섹슈얼리티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미 충분히 이야기 되고 있는 것 같은 남성의 섹슈얼리티를 남함페는 왜 굳이 탐구했을까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남성의 섹슈얼리티는 각자의 지평을 달리합니다.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성에 대한 이중규범과 입막음으로 나타납니다. 반대로 남성의 섹슈얼리티는 충분히 표현되어지고 이야기되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실과는 사뭇 다른 왜곡된 논의들로 가득합니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남성성과는 달리 여전히 많은 남성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섹슈얼리티, 관계 등을 고민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더 나아가 남성이라면 ‘당연히’ 여성을 좋아하고 섹스에 언제나 적극적이여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렇게 남성성을 강요받는 배경에는 잘못된 성별 고정관념과 지배적 남성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를 경악케 했던 이른바 ‘n번방 사건’은 이러한 왜곡된 남성문화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함페는 폭력으로 가득찬 이 비극적 사건이 진공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 아닌, 우리 사회의 왜곡된 성문화의 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이렇게 답보하는 듯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변화를 원하는 남성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남함페는 ‘정상적 남성다움’이 불편한 이들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연구는 지배적 남성성과 불화하는 남성 개인의 경험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했습니다. 특히 연애 관계 안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인터뷰를 통해 수집했습니다. 연구 결과 중 주목할만한 포인트를 공유합니다.


연구 참여자들은 남함페에서 준비한 질문을 통해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과거의 나보다 현재의 내가 하는 연애와 섹스를 더 마음에 들어했고, 그 변화의 계기가 되었던 순간(페미니즘을 접하는 순간)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한 참여자는 그 시점을 기준으로 전과 후를 나누어 시즌 1과 시즌 2로 이름 붙입니다.


시즌 1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섹스를 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 이별의 두려움과 불안정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그 긴장을 느슨하게 만들기 위해(또는 지배적 남성성의 수행을 위해) 파트너에게 맞춰주거나 섹스까지의 여러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 이후로 특정 사건이나 깨달음의 순간을 겪으며 변화합니다.


시즌2에서 인터뷰 참여자들은 파트너를 평등하고 존중 받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평등한 의사소통을 위해 주로 ‘대화’라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합니다. 실제로 파트너와의 특별한 대화 원칙을 세우고 실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남성들의 섹슈얼리티는 하나로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자기 경험에 맞추어 계속 변화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즌 1이 시즌 2로 넘어갔다고 해서, 남성들이 느끼는 지배적 남성성의 압박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여전히 연구 참여자들은 지배적 남성성 수행을 요구받고 때론 수행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를 두고 혹자는 “결국 남성성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든 남성들”이라 해석하겠지만, 연구자의 관점으로는 “지배적 남성성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지만,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며 새로운 남성성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남성들”이라 바라보고자 합니다.


남함페는 2022년 연구활동을 통해 대안적 남성성을 찾아나가는 남성들을 만났습니다. 2023년에는 그 만남을 더욱 확장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될 남함페만의 남성성 연구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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