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수상한 연말, 다들 안녕히 보내고 계신가요?
쏟아지는 어이없는 뉴스에 분통 터지다가도 광장에 모인 수많은 시민들의 민주주의 실천에 감동 받아 눈물 흘리는 날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무엇보다 연말에 사랑과 다정함이 넘쳤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 보았습니다.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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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
_ 이한
모름지기 연말이라면 이불 속에서 밀린 영화, 책을 보며 귤을 까먹거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 해를 돌아보며 덕담과 맛있는 음식을 나눠야 하는데, 갑작스러운 '계엄'과 '내란' 시국에 다들 개인사를 미루고 큰 일로 바쁘다. 폭거에 저항해 결국 탄핵을 이끌어낸 민주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가 눈물겨운 감동이면서도 한편으로 얼른 잃어버린 연말을 되찾고 싶다. 역시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
"사랑? 그런 유치한 건 여자애들이나 하는 거예요"
'아니, 이 시국에 사랑타령이 웬 말인가?'싶겠지만 한편으로 그런 이야기들 때문에 더 사랑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우리는 사랑같은 감정은 사소하게 여기고 정치나 사회문제야 말로 진짜 중요한 '큰 일'이라고 여긴다. 특히 이러한 인식은 남성들 사이에서 유난히 두드러진다. '연애'나 '사랑'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면 꼭 허세를 부리며 그런 '유치한' 이야기 말고, '진지한' 이야기를 하라며 기껏해야 꺼내는 게 주식이나 돈, 코인, 부동산 이야기가 전부다.
복도에서 울려 퍼지는 "섹스" 그 공허한 외침
남성들이 사랑을 등한시하는 것 같다가도 또 살펴보면 영 관심이 없는 것 같지는 않다. 연말이 되면 불어오는 찬바람에 외롭다 투덜거리기에 같이 놀러갈까 제안을 해봐도 "남자끼리 무슨…"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남성들은 사랑을 할 준비가 되어있나. 특히 남자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보면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섹스'를 외치는 청소년이 꼭 있다. 그 맥락도, 의미도 없는 외침은 대체 무엇일까? 치기어린 "섹스" 외침은 사랑에 대한 관심이나 성적 욕구보다 다른 남성들 앞에서 내가 얼마나 '남성'인지를 보여주기 위한 표현에 가깝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야기되는 '바디 카운트'나 '퐁퐁남' 같은 이야기만 봐도 그렇다. '바디 카운트'는 얼마나 많은 사람과 성관계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말이다. 짐작할 수 있듯, 숫자가 올라갈 수록(더 많은 사람과 성경험이 있을수록) 주변에서 더 많은 부러움의 시선을 받으며 '알파 메일'에 등극할 수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남성'의 이야기다. 21세기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여전히 여성의 바디 카운트는 금기시되거나 남성과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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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 사이에 더 많이 사랑 이야기가 필요하다. 당신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 스킨십? 정서적 교감? 돌봄? 책임?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무엇을 좋아하고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는가? 나아가 사랑하는 사람이 겪는 고통과 어려움 앞에서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세상을 보여줄 것인가? 2024년 겨울,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빛나는 응원봉을 들고 모인 사람들이 세상을 바꿨다. 사랑해본 사람들이 사랑으로 세상을 구했다. 다시 만난 세계에는 여전히 사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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