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여성가족부에서 '2024년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을 발표했습니다. 충분하지 않은 조사이고 의문이 가는 점도 많지만, 그래도 발표된 숫자를 가만 들여보면 그 너머 사람의 삶이 보입니다. 최근 발표된 통계조사 자료를 정리해 여성차별에 대해 글을 써 보았습니다.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눠주세요.
[벌거벗은 남자들] 94.8점 vs 37.1점, 숫자로 살펴보는 여성의 삶
_이한
페미니즘 활동에 있어서 상대를 이해하고 또 설득하는데 숫자는 큰 도움이 된다. 이를테면 교육하면서 "요즘 누가 성차별을 해요. 그건 50년 전에나 문제였죠" 같은 반응을 자주 맞닥뜨린다. 팔짱을 끼고 불만을 토로하는 청소년이 답답하다가도 또 몇 가지 숫자들로 이들이 놓인 현실을 들여다보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2023년 국가성평등보고서'에 따르면 교육·직업훈련 분야의 성평등 수준은 94.8점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다. 최근 5년간 계속 90점 이상 높은 성평등 수준을 보여왔다. 대부분 시간을 학교라는 교육·직업훈련 분야에 있는 청소년 입장에서 성평등은 당연한 현실로 느껴질지 모른다. 그러나 조금만 시야를 넓혀서 다른 숫자들을 보여주면 금방 눈이 휘둥그레진다. 예를 들어 가족 영역은 여전히 67.5점이다. 맞벌이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2시간 27분 가사노동할 때, 남성의 경우 52분에 불과하고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28.9%에 머물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의사결정' 분야다. 2022년 기준 37.1점으로 여전히 30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연하다. 22대 국회의원 중 여성은 고작 20%뿐이고 개중 지역구 국회의원 여성비율은 14.2%(2024)에 불과하다. 중앙행정기관 여성 장관은 고작 5명, 26.3%(2024) 수준이다. 고위공무원도 비슷한 형편이다. 4급 이상 국가공무원 중 여성은 25.1%, 5급 이상 일반직 지방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30.6%(2023)다. 공공기관 여성 관리자 비율은 24.3%(2023)이고 민간기업 여성 관리자 비율은 22.5%(202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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