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연구[벌거벗은 남자들] <동덕여대가 불법시위라고?일제때는 '불령선인' 있었다>

테다
2024-12-11

<동덕여대가 불법시위라고? 일제 때는 '불령선인' 있었다>


동덕여대 이슈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기성언론에서는 잇달아 불법과 손해배상을 운운하며 폭력시위 프레임으로  사안을 매우 협소하게. 다루기만 하였는데요, 이번 벌거벗은 남자들의 오피니언을 통해 주변 활동가분들과 토론해보셔도 좋을듯 합니다. 프레임을 통해 가려진 동덕여대 학생들의 목소리는 무엇이었을까요? 프레임을 넘어서 우리는 어떻게 이 이슈를 바라보아야 할까요? 


[본문]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성의 목소리가 뒷전으로 취급된 역사는 길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처럼, 오랜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여성의 목소리는 부차적인 것, 한낱 개인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여성의 목소리는 세상을 바꿔왔다. 성폭력 특별법 제정 운동과 호주제 폐지부터 불법촬영물 시청이 처벌되도록 법률을 개정한 것이 그 성과다. 모두 '암탉'이 지치지도 않고 울었기 때문이다. 이런 역사와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의 목소리가, 분노가 사소한 것처럼 취급되는 것은 아닌지 짚어보아야 한다. 

(중략)

해당 사안을 폭력의 프레임으로 이해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숙고와 시민의 권리보장에 대한 담론이 무너져 내린 세태를 상징한다. 라카칠을 했다는 것보다 왜 라카칠을 했는지가 주목돼야 한다. 물론 '라카칠 조차' 할 필요 없이 사안이 해결되면 좋다. 그런데 의사결정권을 가진 대학 본부는 제대로 된 설명 없이 그 시기를 놓쳤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일상이 크게 뒤바뀔지 모르는 결정 앞에서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으며, 여러 번의 소통을 위한 시도 역시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략)

온순할 것, 다시 말해 착하고 예쁘게 굴 것, 친절하고 다정하게 기다리라는 말은 이들이 수없이 들어왔던 말이다. 버밍햄 감옥에서 쓰인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부정된 것이다'라는 마틴 루터 킹의 문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당사자의 목소리가 가진 긴급함과 중요성에 귀 기울여야 할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남성의 목소리로 여성의 목소리를 짓누르는 이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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