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세상에서 책 읽기] 시즌4 - 네 번째 책 후기
남함페의 정기적이고 장기적인 책 모임 망세책의 12월 6일 책모임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 후기를 공유합니다.
#활동가봄밤의말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에는 진화심리학자들이 과학을 빙자해 퍼뜨리고 강화하고 있는 생물학적 본성론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이어집니다. 사실 진화심리학의 주장과 근거들은 2023년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들었을 때, 너무 유치하고 시대착오적이라 기가 막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아직도 우리 생활 곳곳에 이 이론이 진짜인냥 언급되는 것이 현실이라 굉장히 중요한 문제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진화심리학자들이 저런 소리를 계속 해대는 의도는 명확합니다. 남성과 여성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생물학적 본성으로 전제하고 땅땅땅 못 박아야 계속 이 차별적인 사회를 편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
그동안 참 많이 편했었는데, 자꾸 시대가 바뀌고 생각이 바뀌려고 하니 얼마나 위협적이겠습니까. 편하게 착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 이데올로기 전파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는데요..!
"늬들이 이해해~ 남자는 원래 그래~ 그건 남자 본성이라 어쩔 수 없어.
결국 남자는 성욕을 못참게 되어 있어~ 바람피는거 어쩔 수 없다~
남자는 원래 여자보다 폭력적이야~ 그래도 다음날 사과하는데 받아줘 좀~
남자는 원래 한꺼번에 여러 일을 못해. 그러니까 한번에 한가지씩만 말하는 센스?
남자는 원래 공감을 잘 못해. 그러니까 그냥 받아들여~ 요구하면 너만 피곤해~
근데 남자인 우리가 못하는 이런거 여자인 늬들은 해야지?
아참 그거 일부러 하기싫어서 시키는거 아니다. 너흰 이거 잘 하잖아~ 이건 여성인 너희들의 본성인 거 알지?
너희는 성욕이 별로 없으니 바람피우는건 말도 안돼. 어떻게 여자가 그런 행동을 해? 같은 행동을 해도 너희가 남자에 비해 과하게 비난받고 매도되는건 그 때문이야.
여자들은 부드럽고 감정을 잘 이해하잖아~ 남자를 계속 얼르고 달래며 사는거 원래 그런거야~ 다들 남편을 큰 아들 키운다고 하잖아~ 받아들이고 너희는 계속 그렇게 감정노동 해줘~ 너도 그게 잘 맞을꺼야~ 네 본성이니까!
이런 세상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 우리 진화심리학은 계속 이것은 본성이고 과학이니 거스를 수 없다고 계속 말할게!
계속 반복해서 말해서 진실처럼 들리는 이 세뇌를 멈추지 않을게!"
놀랍지만 이들의 의도는 정확히 이것입니다.
우리모두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망한 세상에서 책 읽기] 시즌4 - 네 번째 책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