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연구[벌거벗은 남자들] 국가적 재난을 방치하는 정치에 고한다

김연웅
2024-09-27

[벌거벗은 남자들] 국가적 재난을 방치하는 정치에 고한다 by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 김연웅 활동가

세계 전체 피해자 중 53%. 가해자 중 미성년자 비율이 75.8%. 피해자 중 미성년자 비율이 59.8%. '숫자'가 중요하다는 정치의 귀에 대고 소리 지르고 싶다. 숫자로 헤아려 봐도 심각한 국가적 재난 상황이다. 세계는 이미 대한민국을 디지털 성범죄의 온상이자 그 가해자들의 소굴로 보고 있다.
국정의 책임자인 국무총리가 기술의 발달 탓이지 '정부의 잘못'이 아니라고 발뺌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단순 계산으로 문제를 '축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지금도 전국 각지의 청소년과 가족, 친구, 연인, 이웃, 교사, 군인, 기자 등을 대상으로 '지인 능욕'이라는 이름의 성착취가 자행되고 있다. 우리의 일상을 흔들고 파괴하고 있다.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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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남자들] 국가적 재난을 방치하는 정치에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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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체 피해자 중 53%. 가해자 중 미성년자 비율이 75.8%. 피해자 중 미성년자 비율이 59.8%. 국정의 책임자인 국무총리가 기술의 발달 탓이지 '정부의 잘못'이 아니라고 발뺌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단순 계산으로 문제를 '축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지금도 전국 각지의 청소년과 가족, 친구, 연인, 이웃, 교사, 군인, 기자 등을 대상으로 '지인 능욕'이라는 이름의 성착취가 자행되고 있다. 우리의 일상을 흔들고 파괴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현실을 바로 잡을 수 있는 힘 역시 정치에 있다. 정치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당장 9월 23일 딥페이크 성범죄 처벌과 피해자 지원 강화 내용이 담긴 성폭력방지법 등의 개정법률안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사안이 시급한 만큼 9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빠르게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에는 성착취물을 이용해 아동·청소년을 협박하는 행위 등이 더 무겁게 처벌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함께, 불법촬영물 삭제와 피해자 일상 회복 지원을 국가 책무로 명시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경찰에 범죄 피해물 삭제 및 차단 요청 권한을 부여하는 개정은 경찰 등 정부 기관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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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의지의 문제다. 정치가 딥페이크 성착취 사태를 안전과 생존의 문제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중요'하게 인식하는 순간부터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 정치가 세상을 바꾸도록, 우리가 정치를 바꾸자. 이를 위해 많은 수의 유권자들이 거리로 나가고, 집회에 모여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주말인 9월 21일 약 6천 명의 시민들이 혜화역에 모여 딥페이크 엄벌을 촉구하는 움직임에 나섰다. 딥페이크 성착취 사태를 국가적 재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두 나서면, 정치인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생각을 바꾸고, 말을 바꾸고, 행동으로 옮길 것이다. 그렇지 않은 이들은 모두 낙선하게 만들 테니까.

우리의 빼앗긴 일상을 정치를 통해 되찾아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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