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좋아 하시나요?
한국 사회에서 전형적인 남성으로 살아가기를 꿈꿨던 저에게 운동은 '애증' 그 자체였습니다. 축구를 좋아해보려고 EPL 같은 스포츠 경기를 보기도 하고 위닝 같은 게임을 하기도 했지만, 그닥 제 스타일은 아니었는지 흥미가 붙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레 '나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구나'하고 생각하게 됐죠. 하지만 막상 성인이 된 이후, 등 떠밀려서가 아니라 건강하면서도 재밌게 살기 위해 몸을 움직이다 보니 운동의 재미를 알아가게 됐습니다. 그렇게 클라이밍, 요가, 러닝 같은 운동에 흥미를 붙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남함페 김근우 활동가의 글을 읽으며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벌거벗은 남자들]좀 느리면 어때? 러닝과 돌봄의 연결망
힘들어도 목표를 위해 빠르게 뛰는 러닝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학교와 군대에서 배운, 우리 몸을 사용했던 익숙한 방식이니까. 가장 빨리 달렸던 아이에게 줬던 1등 도장과 공책, 3km를 12분 30초 안에 도착하면 받을 수 있었던 휴가증이 기억에 남아 내 몸과 컨디션에 상관없이 목표에 도달하라고 부추겼다.
기준에 도달했을 때 보상이 온다는 걸 너도 알지 않냐고 스스로 최면을 걸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동안 믿었던 방법이 틀릴 수 있다는 걸 부상을 통해 알게 됐다. 건강을 위해 시작했던 러닝이 건강을 해쳤고 내 몸을 돌보지 않고 뛰었던 러닝은 전혀 즐겁지 않았다.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입으로 호흡하지 않고 코로 호흡할 때 속도는 느리지만 부상 없이 뛸 수 있다는 걸 유튜브를 통해 배웠고 조금씩 실천했다. 익숙하지 않은 호흡과 속도에 답답할 때도 있지만 뛰기에 급급해서 보이지 않던 풍경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해 질 녘의 한강과 손으로 엄지를 내밀며 마주하는 러너들. 내 속도에 심취해 있을 때는 보이지 않거나 무시했던 순간을 만끽하며 러닝 자체가 '즐겁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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