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연구[벌거벗은 남자들] 여성이 조심하자? 아니, 남성을 가르쳐야 한다

이한
2024-09-05

2019년 텔레그램 성착취 이후, 또 다시 수많은 남성들이 가담한 성착취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AI 기술을 사용해 딥페이크로 성착취를 시도하고, 여성 이미지를 자원삼아 남성연대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너무 많은 남성들이 '잠재적 가해자 취급하지 말라'며 문제를 호도하고 여성의 피해를 축소하며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교육청에서는 SNS에 게시된 사진을 내리라는 이야기를 하고, 일부 학교는 여자 청소년들을 모아놓고 '조심하라'며 교육을 했다고 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찍히는 사진을, 친구들과 추억을 남기기 위해 기록했던 사진을 악용하는 이 디지털 성폭력을 대체 어떻게 '조심'할 수 있을까요. 이는 또 다시 여성을 위축시키는 결과만 낳을 뿐입니다. 이제는 '여성이 조심해라, 여성을 보호하라'는 말이 아니라 남성을 교육해야합니다. 사회 구성원으로 주변 여성을 동료로 존중하고 혹여 누군가 폭력을 휘두르려고 할 때, 동반자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벌거벗은 남자들, 딥페이크 성범죄를 다뤘습니다. 

_


[벌거벗은 남자들] 여성이 조심하자? 아니, 남성을 가르쳐야 한다


'n번방 사건' 이후, 불과 5년이 지났다.


그 이후 5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AI를 활용해서 자동으로 여성의 몸을 불법합성하는 텔레그램 채널에만 무려 22만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인능욕방'이라는 이름으로 동료, 동창, 심지어 가족 사진까지 올리는 끔찍한 일이 드러나고 있다. 중·고교·대학·군대 할 것 없이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디지털성범죄 특성상 도대체 어떻게 피해가 번지고 있는지 가늠할 수조차 없어 수많은 여성이 두려움에 떨며 SNS에 게시한 자신의 사진을 내리고 있다. 그런데 지금 이 시국에 또 '가해자 숫자가 과장됐다'거나 여성의 공포를 피해의식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별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하거나 잠재적 가해자 취급하지 말라고 윽박지르며 또 다시 문제를 호도, 악화하는 경우도 본다. 


지겹게 반복되는 디지털성폭력 사건과 그때마다 짝을 맞춰 따라다니는 남성들의 책임회피의 말들이 부끄럽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여성의 행동을 조롱하고 웃음거리 삼는 콘텐츠를 본 적 없는가? 여성의 몸을 성적으로 대상화해 그려내거나 그렇게 만들어진 게임, 영화, 만화 등 콘텐츠를 소비해본 적 없는가? 이른바 '야동'으로 이야기되는 성표현물을 보거나 '품번'을 공유하고 성표현물로 성적인 욕구를 채우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자신은 아니더라도 주변에 이와 같은 행동하는 인물이 한 명이라도 떠오른다면, 우리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 이 문제를 외면하거나 변명으로 일관하는 것이 아닌, 우리사회를 더 낫게 만들기 위한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


📰 원문 읽기(클릭)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