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연구[벌거벗은 남자들] ‘설거지론’을 설거지한다

남함페
2024-05-10


한동안 인터넷을 떠돌던 '설거지론'과 '퐁퐁남'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설거지론은 연애 경험이 없거나 적은 남성이 연애 경험이 많은 여성과 결혼하는 일을, 타인이 식사를 마치고 난 식기를 설거지하는 일에 비유해 자조적으로 일컫는 말입니다. 퐁퐁남은 그런 남성을 부르는 '멸칭'으로 쓰이죠. 여성을 주체나 인격체가 아닌 트로피로 여기는, 그래서 관계의 본질을 호도하는 설거지론을 성평등한 관점에서 바라봤습니다. 



[벌거벗은 남자들] '설거지론'을 설거지한다


설거지론을 소비하는 이들은 능력주의적 관점과 외모지상주의적 관점으로 사람을 구분 짓고, 그러한 계급에 의한 상하 지배가 자연적인 것이라 주장한다. 이들은 끊임 없이 스스로가 만들어 낸 상상 속 상위 계층과 자신을 비교하며, 그 비교에서 상처 받은 자존심과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 주변의 여성과 약자를 대상화 하여 공격하고 비난한다.


(중략)


설거지론은 '관계'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좋은 관계는 돈과 권력에 근거해 형성되는 게 절대 아니다. "배경이 아닌 나를 사랑해주는 여자를 만나고 싶다"고? 사랑까지 갈 것도 없이 사람과 제대로 관계 맺는 법을 배우는 게 먼저다. 사람 간의 관계가 어떻게 '사회적 성공과 지위'의 획득만으로 이루어지겠는가.


(중략)


이제 전략을 전환할 타이밍이다. 당신의 현실이 외롭고 고단하다면, 당장 당신의 손에 쥔 '설거지론'을 과감히 버려라. 그리고 그 손에 '성평등론', 즉 '페미니즘'을 쥐어 볼 것을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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