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남자들]‘여자의 적은 여자’? ‘남자는 다 늑대’라면서?

이한
2024-10-31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표현 들어보셨나요? 
인터넷과 주변에서 여성들이 서로 시기, 질투하는 사례를 들며 여성 간 관계를 깎아내리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남성 간 우정은 대단하기만 할까요? "나 빼고 다른 남자는 다 늑대!"라고 말하는 수많은 남성들을 보면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럼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우리는 너무 자주 남성의 문제는 개인화 하고, 여성의 문제는 '여성화'하는 식으로 사고 해왔습니다. 이 이면에는 빈약한 '남성성'에 대한 환상, 선망을 여성혐오로 구축해온 문화가 있습니다. 성별로 옹졸하게 차별하고 헐뜯는 소인배 마인드 말고, 진정한 의리가 대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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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적은 여자’? ‘남자는 다 늑대’라면서?>


"의리!"


한 연예인의 유행어가 된 이 단어, 영웅이라면 모름지기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소양이자 덕목이다. 특히 남자들 사이에서 우정과 의리는 목숨만큼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곤 했다. 당장 '불알(부랄)친구'라는 표현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삼국지의 도원결의부터 일본 만화 <원피스> 주인공 루피가 외치는 "너 내 동료가 돼라!"는 목소리에 설레지 않을 소년이 있을까. 당연히 나도 어릴 때부터 우정과 의리가 너무 중요한 소년이었고 다 큰 지금도 곁에 그런 동료가 있기를 바란다.


여성의 우정은 자주 폄하됐다. 인터넷에는 "역시 여자의 적은 여자(여적여)" 같은 말이 흔했으며 고부갈등은 드라마 단골 소재였다. 동화 '콩쥐팥쥐'처럼 여성은 서로 시기질투, 험담하는 사례가 자기주변에서 흔하게 있었다고 말하며 별 근거 없이 자신의 협소한 경험으로 여성혐오를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문제는 그게 헛소리일지라도 남자애들에게 전달되는 바는 뚜렷했다는 것이다. '여자애들처럼 반목하지 말라', '우정을 깨는 건 계집애 같은 짓이다.' 그러니까 남자다움이라는 모호한 개념은 비교하기 위한 여성성을 내세우고 그것을 비하하는 방식으로 유지됐다. 분명 치사하면서도 거역하기 어려운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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