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이 여성신문 정기연재 시즌2 <미스터 페미니즘>이 연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스터 페미니즘>에서는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일상 등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남성성은 무엇인지 함께 탐구하고 상상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유튜브 프로그램 '고나리자' 로 왕성하게 활동중인 가수 김장훈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데뷔 35주년을 맞은 가수 김장훈이 각종 콘텐츠 채널에서 맹활약 중이다. 몇년 전 이른바 '숲튽훈'이라는 별명이자 밈(meme)으로 화제몰이를 한 김장훈이다. 그는 오랜 '기부천사' 이미지와 더불어 가창력 난조로 인해 실력 발휘에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를 조롱하는 게시물을 웃음코드로 승화시키며 다시금 주목 받았다. 최근 그의 행보는 남성성 담론의 측면에서 살펴볼만 하다. 바로 하이브리드 남성성이다.
하이브리드 남성성(hybrid masculinities)은 현대사회에서 마초적이고 가부장적인 남성성이 비판받음에 따라, 전통적으로 남자답다고 여겨지지 않았던 요소들(외모 가꾸기, 가사 노동 참여, 감수성 드러내기 등)을 남성들이 적극적으로 차용하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표면적으로는 더 성평등해진 것 같고, 변화의 물꼬가 보이는 것으로도 인식되지만, 사실은 기저에 깔린 성별에 따른 불평등은 감추고 때로는 기존의 남성권력을 더 강화하기도 한다는 분석이다.
"학생이 무슨 담배야!" 대신 "밥 먹으러 가자"
유튜브 채널 '고나리자'에 출연 중인 김장훈은 '고딩이 김장훈에게 담배 셔틀을 시킨다면' 편에서 낯선 상황에 놓이게 된다. 길 위에서 갑작스레 2명의 고등학생 배역에게 담배를 사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다. 60대에 접어든 김장훈의 세대와 유명 가수라는 사회적 위상을 고려할 때, 호통치는 모습을 상상하기 쉬웠다. 그러나 김장훈의 모습은 달랐다. 으름장 대신 학생들이 담배를 사려는 동기에 주목했고, 담배 구매 요청에 답하는 대신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자고 설득적으로 대처했다. 설정된 상황극이었음이 공개된 뒤에도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한 난처함을 인정하며 어떤 고민을 했었는지를 진솔하게 나눴다.
뿐만 아니라 김장훈은 위와 같은 콘텐츠에서 거짓말탐지기 활동에 참여해 "15년 째 (성적으로)금욕 중인 게 맞는지" 질문을 받았다. 당당하게 "맞다"고 답한 김장훈의 태도와 달리 거짓말탐지기는 '거짓'으로 판별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자 그는 "사실 14년이다"라며 너스레를 떨고 "내가 성적인 면에 좀 약하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남성의 성욕구와 성적 능력은 증명의 척도이자 자산으로 기능했다. 그러나 김장훈은 이에 항변하거나 부인하는 대신, 기성의 각본에서 벗어나 웃음 코드로 승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가수로 활동하기 위해 술과 담배를 끊고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며 자신을 가꾸는 과정 또한 한국 중년의 정형화된 모습과 사뭇 다르고 말이다.
(중략)
그의 대처가 말해주는 하이브리드 남성성의 한계
또한 그가 200억원의 기부를 두고 "전혀 아깝지 않다, 그까짓 거 뭐"라고 답하는 것 역시 쿨함과 당당함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통 큰' 호방한 남성성의 문법과 그대로 닮아있다. 200억이라는 막대한 기부금 액수와 그가 성실하게 쌓아올린 기부 문화는 존경스럽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그가 '200억의 기부천사'로 지속적으로 호명되고 이에 그가 호응하며 하나의 이룩한 성취인 것처럼 증명하는 형태가 계속된다면 자신을 '산술적인 수치'로 증명하는 남성적 자아의 한 형태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물론 그의 동기가 어떻든, 그가 보여주는 행보는 분명 하나의 '포용적인 남성성'의 모습으로써 남성에 대한 각본이 넓어지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의의가 있다.
중년 남성 가수인 김장훈이 각본으로부터 벗어나 수용적이고 능숙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훌륭한 일일 뿐 아니라 대안적인 남성성으로서도 고려할 만한 지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성숙한 모습은 결국 개인적인 대처가 가능한 수준에서 설명될 수 있는 해법이자,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유용한 기능적인 태도다. 이는 궁극적으로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만연한 혐오와 조롱의 문화 속에서 '개인이 알아서 잘' 처신해야 하는 종래의 문법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지닌다.
출처 : 여성신문(https://www.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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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이 여성신문 정기연재 시즌2 <미스터 페미니즘>이 연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스터 페미니즘>에서는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일상 등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남성성은 무엇인지 함께 탐구하고 상상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유튜브 프로그램 '고나리자' 로 왕성하게 활동중인 가수 김장훈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데뷔 35주년을 맞은 가수 김장훈이 각종 콘텐츠 채널에서 맹활약 중이다. 몇년 전 이른바 '숲튽훈'이라는 별명이자 밈(meme)으로 화제몰이를 한 김장훈이다. 그는 오랜 '기부천사' 이미지와 더불어 가창력 난조로 인해 실력 발휘에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를 조롱하는 게시물을 웃음코드로 승화시키며 다시금 주목 받았다. 최근 그의 행보는 남성성 담론의 측면에서 살펴볼만 하다. 바로 하이브리드 남성성이다.
하이브리드 남성성(hybrid masculinities)은 현대사회에서 마초적이고 가부장적인 남성성이 비판받음에 따라, 전통적으로 남자답다고 여겨지지 않았던 요소들(외모 가꾸기, 가사 노동 참여, 감수성 드러내기 등)을 남성들이 적극적으로 차용하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표면적으로는 더 성평등해진 것 같고, 변화의 물꼬가 보이는 것으로도 인식되지만, 사실은 기저에 깔린 성별에 따른 불평등은 감추고 때로는 기존의 남성권력을 더 강화하기도 한다는 분석이다.
"학생이 무슨 담배야!" 대신 "밥 먹으러 가자"
유튜브 채널 '고나리자'에 출연 중인 김장훈은 '고딩이 김장훈에게 담배 셔틀을 시킨다면' 편에서 낯선 상황에 놓이게 된다. 길 위에서 갑작스레 2명의 고등학생 배역에게 담배를 사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다. 60대에 접어든 김장훈의 세대와 유명 가수라는 사회적 위상을 고려할 때, 호통치는 모습을 상상하기 쉬웠다. 그러나 김장훈의 모습은 달랐다. 으름장 대신 학생들이 담배를 사려는 동기에 주목했고, 담배 구매 요청에 답하는 대신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자고 설득적으로 대처했다. 설정된 상황극이었음이 공개된 뒤에도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한 난처함을 인정하며 어떤 고민을 했었는지를 진솔하게 나눴다.
뿐만 아니라 김장훈은 위와 같은 콘텐츠에서 거짓말탐지기 활동에 참여해 "15년 째 (성적으로)금욕 중인 게 맞는지" 질문을 받았다. 당당하게 "맞다"고 답한 김장훈의 태도와 달리 거짓말탐지기는 '거짓'으로 판별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자 그는 "사실 14년이다"라며 너스레를 떨고 "내가 성적인 면에 좀 약하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남성의 성욕구와 성적 능력은 증명의 척도이자 자산으로 기능했다. 그러나 김장훈은 이에 항변하거나 부인하는 대신, 기성의 각본에서 벗어나 웃음 코드로 승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가수로 활동하기 위해 술과 담배를 끊고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며 자신을 가꾸는 과정 또한 한국 중년의 정형화된 모습과 사뭇 다르고 말이다.
(중략)
그의 대처가 말해주는 하이브리드 남성성의 한계
또한 그가 200억원의 기부를 두고 "전혀 아깝지 않다, 그까짓 거 뭐"라고 답하는 것 역시 쿨함과 당당함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통 큰' 호방한 남성성의 문법과 그대로 닮아있다. 200억이라는 막대한 기부금 액수와 그가 성실하게 쌓아올린 기부 문화는 존경스럽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그가 '200억의 기부천사'로 지속적으로 호명되고 이에 그가 호응하며 하나의 이룩한 성취인 것처럼 증명하는 형태가 계속된다면 자신을 '산술적인 수치'로 증명하는 남성적 자아의 한 형태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물론 그의 동기가 어떻든, 그가 보여주는 행보는 분명 하나의 '포용적인 남성성'의 모습으로써 남성에 대한 각본이 넓어지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의의가 있다.
중년 남성 가수인 김장훈이 각본으로부터 벗어나 수용적이고 능숙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훌륭한 일일 뿐 아니라 대안적인 남성성으로서도 고려할 만한 지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성숙한 모습은 결국 개인적인 대처가 가능한 수준에서 설명될 수 있는 해법이자,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유용한 기능적인 태도다. 이는 궁극적으로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만연한 혐오와 조롱의 문화 속에서 '개인이 알아서 잘' 처신해야 하는 종래의 문법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지닌다.
출처 : 여성신문(https://www.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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