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내고 짜증내고 윽박지르는 남성 말고>
이한 활동가
최근 화제인 <중증외상센터>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가히 슈퍼히어로에 버금가는 주인공 의사 백강혁이 종횡무진하며 목숨이 위험한 환자들을 살려내는 게 주된 줄거리다. 과장되면서도 통쾌한 주인공의 활약이 지지부진한 현실을 잊게 하는 매력이 있다. 참 재밌게 열심히 보고 있기는 한데 가끔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하다. 특히 주인공 백강혁 캐릭터를 볼 때 그렇다. 잘생기고 천재면서 직업 소명감도 뛰어난데다가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너무 완벽한데, 역시나 너무 '싸가지가 없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싸가지 없는 캐릭터는 만화,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창작물의 흔한 클리셰다. 소설 『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부터 만화 <슬램덩크>의 '서태웅', 영화 <위플래시>의 스승 '플레처'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창작물에서 이런 성격적인 결함은 캐릭터의 매력을 더하는 요소일지 모른다고 스스로를 설득해보려 했지만 백강혁이 버럭 소리를 지를 때마다 '어우 대체 왜 저렇게 윽박지르는 거야…'하는 한숨이 자꾸만 터져 나왔다.
...
능력과 성취에만 집착하며 끊임없는 경쟁으로 타인을 배척하고 윽박지르다 외로워지기보다 조금 부족하고 미숙하더라도 돌보고 도우며 함께 즐겁게 살 수는 없을까?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남성 캐릭터가, 주변인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나도 많은 게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그래서 계속 새로운 남성을 발굴하고 보여주고 있다.
📰 원문 보기
📰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