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도 군대 가라는 말은 흔하지만, 막상 군대에 있는 여성의 삶이 어떤지, 또 군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잘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많은 예비군들이 "요즘 군대가 군대냐!"며 비극을 재생산하기만 하죠. 반면 군대 내의 성폭력 문제, 차별과 폭력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도 드물게 있습니다. 대개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그렇죠. 남함페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징병제가 꼭 필요할까요? 안보를 위해 군대가 필요하다면 어떤 군대여야 할까요? ROTC 장교로 임관해 군에서 소대장을 경험한 남함페 활동가 김연웅님의 군대 이야기입니다. 같이 읽고 함께 고민해주세요!
[벌거벗은 남자들] 군대에 페미니스트 중대장이 필요하다
군대에 가고 싶은 사람이 없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에서 정복을 입고 수업을 다니는 ROTC 후보생을 여럿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벌써 옛날 일이 됐다. 작년엔 사상 처음으로 육군에서 후보생을 추가 모집했을 정도로 최근 지원자 수가 급감했다.
‘군대의 허리’라고 일컬어지는 부사관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22년 육군 부사관 임관자는 1700여 명에 달했는데, 작년인 2023년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800여 명에 불과했다. 사회가 청년들에게 ‘직업군인 하지 마라, 군대 가지 마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부족한 자리를 여성 군인들이 채우고 있다. 현재 여군의 규모는 1만6000여 명 정도이며 간부 중 여군의 비율은 약 9%다. 보도에 따르면 여군 장교와 부사관의 임관 비율이 5년 사이 61%나 늘어났다고 한다. 이들은 지원부터 전투까지 병과를 가리지 않고 누구보다 사명감 투철한 군인으로서 국가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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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함에 대해 여군 동료와 나눈 대화가 아직도 선명히 기억에 남아있다. “보통은 참고 버텨야 합니다. 여군이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중대장님 같은 분이 있어 다행입니다.” 그의 말에 나는 다짐했다. 전역하는 날까지 한 명의 페미니스트 중대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자랑스러운 군인인 이들을 부당한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지키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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